내가 “착하다”는 말에 질려버린 이유자라면서 “누구누구 집 애는 그렇게 말을 잘 듣는다는데”라는 말을 매일같이 듣고 자랐어.거기에 말 잘 듣는 아이 = 착한 아이라는 공식이 있었지. 지금도 있을걸? 그래서 나는 기를 쓰고 말 잘 듣고 착한 아이가 되었어. 그게 나에게 독이 될 줄 모르고. 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부르냐고? “너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야.”예전엔 그 말이 그렇게 기분 좋았어. 나 스스로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뿌듯했지. 근데 말이야, 그런 말 몇 번 들으면서 기분 좋아하다 보면,어느샌가 이상한 덫에 빠져.부탁을 거절하면 “잘 도와주다가 왜 이래?”안 도와주면 “너답지 않게 왜 그래?”아니, 그럼 나의 ‘착함’은 도장 찍힌 신분증이야? 평생 갱신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