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경제교육

떼와 과자는 등가교환이 될 수 없어

slow-and-steady 2025. 4. 16. 07:00

떼 부리는 아이 훈육


주말, 일주일치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이안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마트에 오면 카트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이제는 마트 안을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돌아다니는 게 일상이 됐다.

 

오늘도 예외 없이 이안이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지며 돌아다니다가 계란 과자를 손에 쥐었다.

 

"까까."

"오늘은 계란 과자 먹는 날이 아니야. 내려놓자."

"까까까."

"이안아, 엄마 주세요."

"까까까!!!!"


이안이는 소리를 지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 지나가던 마트 손님들이 쳐다보자, 나는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훈육을 시작했다.

 

"이안아, 소리 지르면 안 돼."
"오늘은 과자 먹는 날이 아니야."
"이안이가 소리 질러도 과자는 먹을 수 없어."
"과자 내려놓자."

 

마치 한 시간이 지난 것 같은, 사실은 5분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이안이는 과자를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울음을 터뜨리며 떼를 부리던 이안이에게 과자를 줄 수는 없었다. 떼를 부리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내 마음은 복잡했다. 세상에는 떼를 부려서 원하는 걸 얻는 사람이 많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이안이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아이가 울고 떼를 쓰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고, 무시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부모로서 아이에게 중요한 가치를 가르쳐야 할 때도 있다. 떼를 부려서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우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런 경험을 해주고 싶지 않다.

 

이안이가 왜 울고 있는지, 왜 떼를 부리는지, 그 원인을 알면서도 그것을 다 받아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은 쉽지 않다. 아이는 아직 어린데,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할까? 왜 이렇게 힘들게 떼를 쓰는 걸까?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한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떼와 과자는 절대로 등가교환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부모가 무조건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때그때마다 짚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이에게 가끔 이렇게 말한다.

"떼를 쓰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우리가 뭔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합당하게 바꾸는 방법이 있어야 해."

아이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말로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차분히 말했다. "이안아, 떼를 써도 과자 못 사." 그 말을 하면서도 내 마음 한편은 아팠다. 아이는 아직 너무 어려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내가 지금 배워야 할 중요한 가치를 놓치지 않기를 바랐다.

 

마침내 이안이가 과자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다른 코너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다시금 신이 나서 내 손을 잡고 걸어갔다. 이 순간, 나는 '잘했어'라고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아직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지만, 이 작은 순간이 중요한 한걸음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모든 일이 쉽게 해결되지 않듯,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때로는 마음이 아프고, 아이가 울면 나도 울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내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중요한 점은, 떼를 부려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에게 앞으로 살아가면서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교훈이 아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의 떼에 넘어가지 않는 훈련은 오랜 기간 이어지겠지만..